소설가 고 박완서 작가가 2011년 1월 22일 담낭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고 박완서 작가는 1970년 ‘나목’을 시작으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미망’, ‘아주 오래된 농담’ 등 무수히 많은 장편소설과 에세이 등을 집필했다.

담낭암은 담낭(쓸개)에서 생기는 암으로 드물게 발생하지만 증상이 거의 없거나 흔한 소화기계 증상이라 조기 발견이 어렵고 또한 다른 곳으로 전이가 쉽게 돼 예후가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 5년 동안 생존할 확률이 5% 미만이며 평균적으로 진단 후 약 6개월 정도 생존한다.

2009년에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는 연 평균 161,920건의 암이 발생됐는데, 그 중 담낭암은 남녀를 합쳐서 연 평균 1,936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2%를 차지했다. 담낭암은 여자가 남자에 비해 3배 정도 많은 유병률을 보이며 연령대는 70대가 33.6%, 60대가 27.2%, 80대 이상에서는 17.6%의 유병률을 보여 노인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담낭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담석증이나 담낭염이 동반된 경우는 우상복부 통증이나 열이 날 수 있다. 담낭암이 진행되어 주변의 장기(담관, 십이지장, 간 등)로 퍼져 나가게 되면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는데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우상복부의 통증으로 약 2/3 환자에서 발생한다.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는 우측 갈비뼈(늑골) 아래 또는 복부의 윗부분이며 둔탁한 느낌의 통증이 일반적이다. 황달은 약 절반 정도에서 나타난다. 위의 증상 이외에도 황달이 심한 경우에는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고 발열, 식욕 부진, 복수, 간종대, 구토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종양표지자(tumor marker) 검사란 정상세포에서는 분비되지 않으면서 암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분비돼 혈액검사 등을 통해 암이 있다는 것을 진단하는 검사이다. 암에 따라 나름대로의 특이한 종양표지자가 발견되데, 담낭암의 경우에는 CEA (carcinoembryonic antigen)와 CA19-9이 상승한다. 담낭암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X-선 검사이다. 그 밖에 담낭암의 진단을 위한 영상검사에는 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내시경적역행성 담췌관 조영술(ERCP) 등이 포함된다.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로써 암조직을 모두 제거하는 것인데 1기나 2기인 경우에는 수술로 완전히 암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3기 이상인 경우에는 완전히 제거하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암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 발견되기 때문에 전체 환자의 약 5% 정도에서만 절제가 가능하다. 병이 너무 진행되어 수술은 불가능하지만 전신상태가 양호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담낭암은 이러한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황달이 발생한 경우에는 담즙이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내시경이나 방사선요법이 개발돼 비수술적으로 담관의 배액이 가능해졌다. 내시경을 이용한 담관배액술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외부에서 피부와 간을 경유해 선택적으로 담관에 배액을 위한 관을 삽입할 수 있다.

담낭암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담석증의 발생을 예방해야 한다. 그러나 담석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담석증 또는 담낭암이 발생하기 쉬운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가 담낭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담낭벽이 석회화되는 도자기담낭 (porcelain gallbladder)이나 담췌관합류이상과 같이 담낭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예방적인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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